"우리의 문명은 잘못된거야? 모두 쓰레기로 만들어버리니까? 그래서 멸망시키는거야?" -마모루-"물질 문명에 종지부를 찍을셈인가. 우리들의 존재를 부정하는자. 악마. 또는 신! 이것이 진정한 정화란 말인가! 나는 믿고싶어. 인류를, 이 세계를, 그리고 나 자신을, 그러니까 싸우겠어! 살아남기 위해서!!!! 헬! 앤드 헤븐!! 모두의 목숨! 나에게 맡겨줘!! 겜 기르 간 고 그훠! -가이-
-용자왕 가오가이가 마지막 화에서...-
베터맨.. 요네타니 요시토모 감독이 용자왕 가오가이가의 TV판을 마친후 OVA인 가오가이가 FINAL을 제작하며 동시에 진행한 이 작품....
괴수물을 만들고 싶었다던 감독은 특촬, 괴수마니아답게 그야말로 진정한 괴수물을 만들어냈고 또한 멋들어진 공포영화를 만들어내게 됩니다...
그가 이끄는 베터맨의 악몽속으로, 따라오시길....
사람들에게 각인된 공포를 이끌어내는 것...
공포영화에는 도상이란것이 있습니다... 장르영화의 특성상 변치않는 룰이랄까 정석이 있고 그것을 따르기만 해도 어느정도 효과를 볼수있는 연출이됩니다... B급 공포영화가 판을치고 고만고만한 작품들중 소재만 약간씩 달리하며 양산되는 이유가 이러한 부분 때문입니다...
본 작품 베터맨은 공포물의 모든 요소를 결집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1야 어둠... 어둠은 인간이 가장 두려워하는 요소중 하나... 오랜 옛날부터 시야가 제한되는 어둠은 인간에게 있는 "상상력"이라는 요소를 통해 공포감을 증폭시키는 요소로서 즐겨 사용되어왔습니다... 낮에는 즐거운 공간인 어트렉션을 어둠과 비정상적인 사고들로 공포의 공간으로 바꾸어 놓는것.. 쉽게 찾아볼수있는 공포영화의 공식중 하나...
2야의 소리..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어둠속에서 들리는 이상한 소리는 긴장감의 극대화.. 공포심을 고조..
3야, 하늘.. 도망칠수없는 밀폐된 공간... 암습해오는 인형들.. 인간이 아닌것, 추락한다는 공포...
4야와 5야.. 어찌보면 유령같은 초현실적인 존재보다 더 무서운것, 바로 곁에있던 인간들의 변모와 공격...
아잔타석굴 편에서부터 생명공학 식량연구기관편까지는 본격적인 괴수영화... 거대괴수부터 저항할수 없을정도로 압도적인 수의 벌레형 괴물들.. 사람의 힘으로 저항할수없는 대상... 무력하게 구원을 바랄뿐인 절대적 공포...
초인동맹편... 초현실적인 오컬트현상의 공격.. 역시 평범한 인간으로서는 무력함을 느낄수 밖에 없다.. 더욱 무서운것은 일단 현상의 원흉을 제거하기 전에는 스스로조차 이상한 점을 느낄수없다는 미인식의 공포...
본편을 이끌어나가는 것은 지난 반세기동안 수없이 반복되어오고 다양하게 변형되어오고 사람들에게 공포감을 심어준 공포영화들의 역사를 결집해놓은듯한 멋진 공포물로 완성이 되었습니다...
베터맨의 구성을 살펴볼까요... 모든 흥행영화에는 5분의법칙이 있습니다.... 초반 5분에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하면 관심과집중력이 떨어져 흥행에 실패를 하지요... 그렇기에 감독은 어떻게는 5분내로 관객의 관심을 모아야하기에 파격적인 첫장면이 영화에 많은 이유입니다...(직소같은 영화를 생각해보면 이해가 되실듯...;;)
베터맨의 시작은 대부분 사쿠라의 독백... 음산하게 깔린 힘없는 목소리로 말을 하는 사쿠라는 악몽으로의 초대장... 이어 편안한 OP으로 진정을 시켜줍니다... 그러나 본편은 악몽 그자체, 이는 ED까지 이어집니다... 끝으로 사쿠라의 차회예고... 끔찍하고 음산한 대사들로 끝까지 놓아주지 않고 다음의 악몽으로 이끈다... 참 멋진 구성이 아니겠습니까...
게다가 1999년 제작당시 TV판으로서는 최초로 와이드화면을 택함으로서 모험을 함과 동시에 제한된 화면을 통한 공포물에 걸맞는 연출효과와 극장풍의 영상창조에 성공했습니다... 이 작품은 괴수물이기 이전에 구성 자체만으로도 훌륭한 공포물인 것입니다...
거대하고 압도적인 힘, 괴수에 대한 동경...
감독은 스스로 특촬,괴수마니아라고 떠들고 다닙니다... 이 작품은 여러모로 고지라대소동의 모티브가 많이 보입니다...(고질라, 용가리랑은 관계없음...ㅡ.ㅡ;;;) 고지라시리즈는 아직까지도 많은 매니아와 함께 그 명맥을 유지하는 괴수물의 본가와도 같은 시리즈.... 초기 고지라는 사람들에게 있어 공포의 대상... 저항할수없는 압도적인 힘과 거대함으로 슈퍼로봇과 같이 경외와 동경의 대상이 됨과 동시에 파괴자로서의 공포또한 갖게됩니다...
여기에 있어서 베터맨 자체가 괴수로 분류가 되겠지만 이는 공포의 대상이 아닌 구원자입니다.. 고지라 시리즈는 고지라가 또다른 괴수내지는 심지어 우주인하고도 싸워서 지구를 지켜내는 히어로적 캐릭터로 자리잡은지 오래입니다.. 그것이 딱히 "인간들을 위해"라는 목적의식 없이 그저 내 영역을 위협하니 해치운거다 이긴 하지만...ㅡ.ㅡ;;;
베터맨 역시 그렇습니다.. 공생관계에 있는 인간들을 지키기위해 차례로 등장하는 괴수들과 싸워 승리합니다... 이후 베터맨끼리의 싸움이라던지 브라흐만과의 싸움도 마찮가지로 거대한 존재의 싸움과 거기서 뒷전으로 밀려 베터맨의 구원을 바란다던지 무력하게 당하기만 하는 인간들의 모습을 통해 압도적인 존재인 베터맨에대한 동경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감독은 역시 자기가 만들고싶었던 괴수물을 만든것이지요.... 당시야 한물 간 소재 아니냐 싶었지만 소울테이커의 경우도 있고 의외로 아직 이런게 먹혀들수 있는 것일지도...;;;;
세기말을 감싸고 도는 어두운 그림자...
1999년.. 비단 노스트라다무스의 종말예언은 지금와서 옛날이야기로 치부하더라도 당시로서는 새로이 다가오는 새천년과 이제 곧 세기말이라는 시기적 분위기에 세계적으로 염세주의와 비관론이 퍼져나가고 어두운 분위기가 대세였습니다...
다크히어로나 비극적인 작품, 세기말적 분위기의 작품이 많이 나왔고 사이버 펑크나 엽기등 다소 우려되는 작품들이 폭발적으로 등장한 시기였습니다... 종말을 다룬 비극적인 작품들도 많았고 그중 이 베터맨도 한자리를 차지합니다...
공포스러운 요소를 보여줄수있는 만큼 다 보여주었습니다만 가장 무섭게 느껴진것은 바로.....
인간 자신이었습니다...
이 작품에서 가장 최악의 공포는 인간이었던 것입니다... 서두에서 인용한 가오가이가의 주제와도 이어지는 부분입니다... 사람은 발전을 거듭한 만큼 자연에대한 적응을 잊었습니다... 이대로 발전이 계속된다해도 인류에게 남은 미래는 자멸... 그러기에 새로운 신인류, 최종진화의 인류 "베스트맨"를 만드려는 계획이 있었지만 결국 그것은 암을 만들어내고 말았습니다...
멈추지않고 자가증식을 무한히 계속하는 암세포... 결국 온몸을 잠식하여 생명체를 죽음으로 이끄는것... 진화의 끝에서 결국 찾아낸것은 인류를 멸망시킬 암이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그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모조리 인류를 죽일 아르쟈논의 숙주가 되어버렸습니다... 인류를 위한다던 생각은 결국 인류를 멸망시킨뒤 그 다음 새로운 진화를 이루는 종족으로 넘어가는, 아르쟈논이라는 프로그램을 만들어버렸습니다...
가오가이가의 존다와 마찮가지, 기계승화는 사실 정화프로그램이었던 것과 같은 흐름이었습니다... 인간은 아르쟈논에 감염되어 다른 인간들을 서로 죽이기를 반복합니다... 베터맨은 그저 가오가이가의 J와 아르마처럼 백신과 같은 역할로서 인간과 공생하며 남아있던 종족일뿐...
베터맨은 모든것의 원흉 칸케루(cancer: 암)을 쓰러트립니다... 하지만 인간에게 남은것은 무엇일까요... 베터맨에게 구원받았지만 모든 시작부터 끝까지, 원흉은 인간이었고, 서로 죽고 죽인것도 인간이었고, 그런 인간은 스스로의 힘으로 구원받지조차 못했습니다... 모두의 죽음끝에 살아남은 케타와 히노키의 눈물섞인 마지막 웃음에 과연 모든게 끝났다고 안도할수가 없었습니다... 자업자득 이라기에는 너무나 뼈저리게 슬픈 결말이었기에.....
웃음과 공포, 눈물의 조화....
이 작품은 여러모로 벨런스가 잘 맞춰져 있었습니다... 재미있는 액션과 연출로 웃을때는 마음껏 웃게해줍니다.. 케타의 멍청한 표정과 행동, 약간은 야한 상황을 통한 웃음등은 요시토모감독의 빼놓을수없는 장점중 하나입니다...(가오가이가나 브리가둔도 마찮가지..^^;;)
게다가 공포분위기 조성할때는 거침없이 어두운 화면과 엽기적인 연출들로 등골이 오싹하게 만들어주고, 최후의 싸움에서 한사람 한사람 죽어갈때마다 가슴이 찡하게 만들어옵니다... 항상 그때의 상황에 맞게 감정조절을 잘한다는것은 정말 명감독이라는 칭호가 아깝지 않게 잘 만들어주었습니다..
가오가이가 FINAL때처럼 펑펑 울만한 엔딩은 아니었지만.... 카에데와 쇼의 자폭과 아사미가 자신이 아르쟈논의 숙주란것을 알고 좌절하며 죽어가는것, 그리고 최후에 사쿠라의 죽음에서는 눈물을 끌썽이며 볼수밖에 없는...ㅠ.ㅠ
정말 이사람.. 메카물을 만들던 SF를 만들던 괴수물을 만들던... 변함없이 감동과 함께 사람 울리는 재주있는..
끝으로 글을 마치며...
이 작품의 여성캐릭터는 한명도 버릴수 없을정도로 매력이 가득했습니다...

나른한 눈빛이 매력적이었던 카에데... 뛰어난 능력탓에 비극적이었던 어린 과거, 거기다가 아몬에게 실컷 이용당한후 아르쟈논에 감염되어 뱃속의 아기와 쇼 셋이서 자폭을 한... 행복해지길 바랬는데....ㅠ.ㅠ

메가네에 누님캐러인 아사미.. 누님을 안좋아하는 본인이지만 모든것을 알고 좌절한 마지막 눈물에는 숙연해질수밖에...ㅠ.ㅠ

사쿠라... 본인이 가장 좋아했던 캐릭터... 몸은 약했지만 열심히 노력해준 사쿠라... 사쿠라가 눈을 감을때 ZZ의 플과 플츠가 생각나버린건 본인뿐??? ㅠ.ㅠ 리미피트 채널의 속박에서 벗어나, 고통없는 편안한 세상으로 갔을 사쿠라를 위해 잠시 묵념...ㅠ.ㅠ (그나저나 사쿠라랑 아카마츠 아저씨랑 부녀관계라는게 가장 충격적인 반전이었던..ㅡ.ㅡ;;)

히노키.. 나이스바디에 입버릇은 "몰라, 난 바보니까.." 히로인이지만 역시 죽지 않아서 그런지 별로 감흥없던 캐릭터... 케쨩 오타쿠...ㅡ.ㅡ;;; 뭐가 열쇠같은 역할을 해줄줄 알았지만 하는것도 별로 없고... 그냥 목숨내놓고 사라졌으면 극적이기라도 했을텐데...;;;;
아카마츠 아저씨... 가오가이가의 타이가 장관님 같은 역할이랄까... 멋진 중년아저씨 캐릭터... 마지막에 사쿠라를 안고 혼심의 힘을 다해 탈출하는것은 정말 멋졌음.... 그렇지만 역시 사쿠라만 남기고 혼자 살다니.. 비겁하지 않수...ㅡ.ㅡ;; (사쿠라 죽일거면 아예 다 죽어버려~~ 라고 외치고 싶은 본인...;;;)
케타는... 주인공임에도 정말 정안가는 캐릭터...ㅡ.ㅡ;;; 호시탐탐 주위의 여자들을 노리는 스케베에다가 능력이고 자시고 정작 제대로된 기능은 평범한 듀얼카인드라는것 뿐..;;; 히노키랑 둘이 살아남아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라는 결말.... 절대로 용서 불가...;;;
챈디도... 귀여워서 무척 맘에 들었습니다... 가오가이가의 이큅 생각나게하는 전투씬 이라든지.. 마지막에 챈디가 구해준 아기는.... 아마도 카에데와 쇼의 아기일거란 생각이 드는것은 저뿐일까요..^^;;;
캐릭터 소개는 이쯤으로 간단히 끝내고...
메카닉으로 등장한 각성인이나 티란.. 재미있는 설정과 움직이는 연출이 맘에 들더군요....(사실은 다이브 복장이 가장 맘에 들었...쿨럭..;;;)
멋보다는 그저 재미에 충실한 느낌으로 일부러 베터맨보다 허접하게 만들었을지도...;;;
스토리는 아르쟈논이라는 미지의 증후군의 원인규명과 베터맨이라는 생명체의 조사에서 시작되었지만 내용이 진행될수록 과거의 사건들과 맞물려 밝혀지는 덕분에 진행이 지루하게 느껴지는법 없이 26화동안 잘 풀어져 나갔습니다...
진화와 공생, 그리고 이에 대해 사람들에게 방향성을 제시해준 멋진 작품이었습니다...
아무래도 7년전의 작품이다 보니 느낌이 근래의 작품들과는 틀려서 더욱 신선하게 받아들여졌기는 하지만 최근의 억지 해피엔딩보다는 이정도 충격요법을 통한 감동이 더 값지다고 생각중...;;;
이 여름에 걸맞는 작품으로서 여러모로 추천하는 작품입니다..^^//
P.S: 기타잡설을 좀 하자면... 시기적으로 가오가이가 종영후 가오가이가 FINAL과 동시에 진행된 작품이다 보니 일단 세계관이 공통됩니다... 게다가 감독 스스로 애착이 많이 남았는지 이후에 극장판으로 가오가이가 VS베터맨 같은 기획도 했었습니다... 실질적으로 실행되지는 못하고 작년에 용자왕 가오가이가 FINAL G.G.G 라는 형태로 약간 변형 완성됩니다... 13화의 TV판으로 FINAL을 어레인지 하면서 그 추가분량으로 베터맨과의 세계관 공유를 넣은것이지요... 그런점을 염두해두고 가오가이가 - 가오가이가 파이널 - 베터맨 - 가오가이가 파이널 G.G.G 순서로 감독의 성장이라든지 세계관의 완성을 살펴본다면 나름대로 재미있는 감상법이 될수도 있을듯합니다..^^